베란다텃밭] 수경재배로 고추 키우기 1탄

지난해에 베란다텃밭에서 고추를 수경재배와 저면관수로 키웠답니다. 이번 해에는 토경(흙에서 작물을 키우는 것)과 저면관수로 고추를 키우고 있는데요, 지난 해 경험을 정리할 겸, 고추 키우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면관수(좌)와 수경재배(우)하는 고추

 

 

 

0. 고추의 특성과 재배환경

고추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생육환경이 맞다면 여러 해 키울 수 있는 작물이지만, 우리나라의 겨울을 이기지 못해,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살이 식물로 키우고 있습니다. 탄저병 등 병충해가 많은 작물로 초보 텃밭러에게는 추천하기 힘든 작물입니다. 하지만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베란다텃밭이라는 환경과 영양을 풍부하게 줄 수 있는 수경재배의 특성 덕분인지 저는 잘 키울 수 있었고, 수경재배나 저면관수로 재배하실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작물입니다. 또한, 다비료 식물이지만, 추비하지 않고도 잘 키울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수경재배 중인 고추

고추는 7월에서 10월까지 수확합니다. 하지만, 생육속도가 느려 파종은 2월에 합니다. 키는 약 60cm 정도 자라며 지주대(지지대)가 필요한 식물입니다. 천근성 식물로 흙의 표면에 뿌리가 많아 건조와 침수에 약합니다. 배수가 잘 되는 흙에 관수 관리를 철저하게 해 주어야 합니다. 빛을 좋아하니 빛이 잘 드는 곳에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1. 씨앗 발아

앞에서 말했듯이 고추는 2월 중순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고추 씨앗은 청량고추, 아삭이 고추, 당조고추, 보라고추 등 여러 품종이 있으며, 특성(매운 정도, 어느정도 붉어지는지 등)과 효능(당조고추는 당뇨에 좋은 고추로 알려짐), 색 등에 따라 원하시는 작물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곳이 많아서인지 저는 고추씨앗이 저렴하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품종에 상관없이 고추를 키워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시판되는 고추의 씨앗을 채종하여 키우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저는 집에 있는 청량고추로 시도해 보았는데, 잘 자랐답니다.^^

물불림 중인 고추에서 채취한 씨앗

 

고추는 암발아(어두운 곳에서 씨앗이 발아하는 식물) 식물이며, 씨앗 발아와 모종을 기르기에 적당한 온도는 25~30도이며, 밤기온의 경우에는 18~20도로 유지해야 합니다. 모종을 기르는 기간은 70일에서 90일까지 소요됩니다. 2월 실외에서는 위의 온도를 맞출 수 없어서 실내에서 발아시키거나 전열기구로 온도를 맞추어 주어야 합니다. 또한 물에서 30분간 침지 후 발하시키면 발아가 좀 더 빠릅니다. 저는 질석(흙의 한 종류)에 씨앗을 심고, 물을 촉촉하게 주고, 검은 천으로 빛을 막고, 셋탑박스 위에 두었더니 추운 환경에서도 잘 발아하였답니다. 씨앗은 얕게 심어주시면 됩니다. 저는 질석 위에 씨앗을 올리고 젓가락으로 얕게 쏙쏙 눌러주었답니다. 참고로 씨앗을 심은 깊이는 씨앗 두께의 3배 정도 깊이에 심으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질석에서 발아한 고추 씨

 

모종까지 기르는 기간이 무척 긴 편이라 개인적으로 모종을 구입해서 키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지난해 씨앗부터 키우는 시간이 너무 지루해서 올해는 모종을 구해 키우고 있답니다.ㅎㅎ(참고로 이번 해에는 토경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2. 정식하기

고추 모종의 정식은 4월 말에서 5월 중순쯤이 좋으며, 최저 온도가 5도씨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시기에 심는 것이 좋습니다. 저온일 때 심으시면, 냉해로 인해 고추의 발육이 나쁘거나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저온일때 심은 고추는 적정 온도에서 심는 것보다 성장이 더딜 수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적정온도가 되면 정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저는 4월 중순에 고추모종 5개를 구입했는데, 1개는 병에 걸려 뽑았고, 하나는 곧 뽑을 예정이며, 그나마 살아있는 아이들의 성장이 너무너무 느리답니다.ㅜㅜ

 

수경재배에서 정식은 질석에 있는 아이를 꺼내서 스펀지에 끼워 재배기에 넣으면 됩니다.(질석에 심을 경우 질석과 식물 뿌리가 잘 분리됩니다.) 모종으로 수경재배를 할 경우에는 흙을 물에 씻어내고 뿌리 부분을 스펀지에 고정하면 됩니다.

수경재배 스펀지와 스펀지를 고정하는 장치

 

 

양액의 농도는 맹물에서 시작해서 서서히 농도를 높여주시면 됩니다. 또한 뿌리와 양액 사이에 공기와 닿는 공간이 있어야 식물이 숨을 쉬며 잘 자랍니다. 저는 물의 높이를 확인하기 귀찮아서 물티슈로 뿌리를 감싸고 물티슈 끝에 물이 닿은 정도로 물을 채워 주었더니 기르기 쉬웠습니다.(참고로 물티슈에는 방부제 성분이 있어서 뿌리를 감싸기 전에 깨끗이 빨고 사용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양액 만드는 방법과 곁순제거, 꽃대 제거 등등의 이야기는 2탄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